SINNER PLA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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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 사랑 받는 인간의 말로
어찌 이것이 행운이라 할 수 있겠나.
"이건 저주일세. 아주 지독한..."
:: 초세계급 행운 ::
★☆☆☆☆
그의 진짜 재능은, 다름 아닌 행운이었다.
단순한 운 따위가 아닌 ‘생명’과 관련하여 비정상적일 정도로 운이 좋은 인물.
솔레이아는 결코 죽지 않았다. 벽돌이 떨어진다면 저를 피해가고
밧줄에 목을 매어도 얼마 못가 끊어진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린다면 우연히 지나가던 마부의 말 위에 안착하곤 했으니.
그러나 그가 죽음을 피해가면 타인이 불행해진다.
자신이 피해간 벽돌을 제 앞에 있던 이가 맞고, 끊어진 밧줄의 억센 짚에 다른 이의 손이 베이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던 저를 받아준 말이 압사하기 마련.
일종의 등가교환이자, 설명할 길이 없는 초자연적 현상이었다.
때문에 마을 사람들은 그의 행운을 저주로, 존재를 재앙으로. 하여, 솔레이아는 대외적으론 마녀가 되었다.
솔레이아 블랙
Solleia Black
40세 · 여성 · 175cm | 60kg · 갈까마귀
브리타니아
북대서양, 그 중에서도 가장 구석에 위치한 섬나라다.
아이슬란드와 비슷한 면적, 인구 수를 가지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군주제를 유지하고 있다.
사계절이 존재하나 변덕적인 날씨 탓에 기준이 뚜렷하지 못하며,
해안마저도 잦은 소용돌이로 인해 타 국가와의 교류가
거의 없어 근세 유럽의 문화, 기술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personality ─
| 다정한 | 우울한 | 자기비하
“다른 이의 불행을 짓밟고서 어찌 행복하게 살아가겠나.”
무서운 외모와 언행. 그리고 거리감을 두는 것과는 달리 솔레이아는 그 누구보다 다정한 인물이었다.
특히 어린 아이와 산짐승들에게 가장 너그러웠던 사람. 특별한 이유는 없다. 어른으로서 아이를 보호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산짐승들에겐 먹이를 구하기 어려운 날씨가 되면 그가 직접 숲 속에 물과 음식을 놓아두기도 하였다. -때문에 동물들은 그에게 경계심을 가지지 않았다.-
타인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것은 혹여 자신을 대신하여 피해를 입을 까봐, 웃을 때 부채로 입가를 가리는 것은 가끔 제 외모에
겁을 먹는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에 불과했다. 솔레이아는 언제나 인간들을 애정했고, 진심으로 미워한 적이 없다.
그것은 호텔의 손님들에게조차 마찬가지이다.
인류는 공동체 사회를 이루고 살아가야 하는 생물이라고 하지 않나. 그러나 솔레이아는 혼자이길 자처했고, 늘 혼자였으며, 때문에 우울했다. 다만 자신의 재능으로 인해 타인이 다치고 불행해지는 것 보단 평생 외롭게 살아가는 것이 낫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타인에게 피해를 입히고 자신은 안전해지는 상황들에 진절머리가 난 듯 싶었다. 곁에 누군가가 있을 때에 몸을 사리는 듯한 소극적인 행동들도 이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그는 모든 불행을 자신에게로 돌렸다. 자신의 탓이 아니었던 불행도 분명 존재하겠지만, 그것을 하나하나 구분하기에는
불행은 잦았고 설령 해명할지라도 한번 박혀버린 인식은 변화하지 않는다. 해서, 그는 모든 것에 체념했다.
타인이 평가하는 자신에 대해 구태여 벗어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버린 것이다. 포기하고 놓아버리니 이리도 편한 것을.
언제나 죄인은 자신이고, 나쁜 것 또한 본인이다. 부정에는 함구하면서 긍정에는 반박하는 버릇은 자기비하에서 비롯된 행위.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아라. 그럼 실망 또한 없으니. 내게 진심으로 선의를 가질 인간은 존재치 않을 것이라고.
내가 조심하면 돼, 모두 내 탓이니까. 그러니까 분명, 나만 잘하면 될 일이야.
ETC ─
00. Secret…
0-1. 낙인
: 가려진 왼쪽 눈엔 뱀 모양의 화상 자국이 있다. 마녀사냥 당시 낙인으로 찍힌 것.
시력에 큰 문제는 없으나, 보기 좋은 것은 아니기에 앞머리로 가리고 다닌다.
불을 바라보거나 뜨거운 것에 닿을 때, 심리적으로 자극받는 상황에는 극심한 환상통을 겪기도 한다.
: 본래에는 날개가 있었다. 다만, 뱀 문양과 함께 잃어버렸다. 검은 날개는 악마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0-2. 삶
: 그는 삶에 대한 욕구가 전혀 없다. 삶에 마침표를 찍고 싶더라도 신이 그것을 허락하지 않음에 이를 저주로,
그와 더불어 자신이 삶을 안전하게 연명함으로서 타인이 불행해지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가 재앙이 아니면
무엇이냐고 판단을 내린 것이 오래된 관념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살아가고자 하는 것은 그저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지 않기 위함에 불과하다. 허나 그 누구보다 죽음을 바라고 있다.
: 식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음식물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생을 연명하고 있다는 감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천천히 말라 비틀어져 보자. 그렇다면 언젠가 죽을 수 있겠지.
0-3.불안증
: 사소한 것 하나에도 두려워하는 기색이 크다. 이를테면 계단은 자신이 실수로 발을 삐끗하기라도 하는 순간 상대가 자신을 대신해
계단에서 굴러 떨어질지도 모르고, 샹들리에의 아래에 서 있다가 자신이 자리를 떠나는 순간에 뒤이어 지나가는 이가 깔려버릴지도 모르니까.
터무니없는 피해망상일지도 모르겠으나, 경험이 있는 이상 그는 조심하는 수 밖에 없다. 자신이 조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소지품
초상화가 들어있는 로켓 목걸이, 천 주머니(화상 연고, 마약성 진통제)
죄악의 기억
Crime Code: 생生
마녀사냥으로 인해 화형을 선고 받았던 날, 갑작스러운 돌풍으로 인해 불씨가
번져 마을이 전부 전소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솔레이아,
단 한 명 뿐이며 죽은 사람 중에는 자신이 애정하던 아이까지 있었음에.
그는 자신의 탓이 틀림없다며 평생의 업으로 기억 속에 자리 잡았다.
과거사
warning: 마녀사냥, 전염병, 화재
기본적으로 | Black. 브리타니아의 공작 가로, 유복한 집안에서 자라왔다. …만, 어둡고 음침하기가 짝이 없는. 속히 말해 섬뜩한 인상이 집안 내력인지라 다른 이들과 친밀하게 지내는 것이 어려운 편이었다. 때문에 마을에서 떨어진 숲 속 외곽에 저택을 짓고 살고 있었다.
재능 | 재능이 싹 튼 것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자신의 첫번째 생일이자, 어머니가 타계한 날이었을지도 모르고. 자신이 위험해질 때면 언제나 예상치 못한 변수로 곁에 있던 다른 이가 해를 입는다. 어린 나이부터 솔레이아에겐 익숙하고, 당연해진 순리다. ‘솔레이아에게 해를 입히려 하면 저주 받는다’ 같은 유치한 소문도 이때부터였다. 이후 25살 까지, 노환으로 종신하신 아버지의 장례를 치루었다는 것 외엔 특별한 사건이 있진 않았다. -어디까지가 자신으로 인한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져서, 결국 모든 불행의 원인을 스스로에게 돌렸다. 그 결과, 불행한 사건은 그에게 평범한 일상이 되었다.- 저택의 모든 사용인들을 해고하고 홀로 숲 속 저택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던가, 산짐승들을 돌보거나, 숲 속 저택엔 마녀가 살고 있다는 시답잖은 마더구스에 이끌려 숲에 들어왔다 길을 잃거나 다친 어린 아이들을 안전히 돌려보내는 정도의 삶. -물론 음침한 모습 때문에 기절하는 아이들도 몇 있었다만은…-
친구 | 그 중 또래 아이들에게 괴롭힘 당해 억지로 저택 앞에 남겨졌던 '오스카'를 솔레이아는 기억한다. 잔뜩 겁 먹고 있던 주제에 정문을 열고 나온 자신을 보자마자 '뭐야, 평범한 아줌마잖아.' 라고 황당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아이를. 이후 마을 안 밖 불문하고 친구가 없던 두 사람이 친밀해지는 것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림을 그리는 것에 소질이 있던 그가 그려준 초상화를
-제 얼굴을 싫어하여 저택에서 조차 걸어둔 적 없는- 로켓 안에 넣어 간직할 정도로, 그는 소중한 친우였다.
역병 | 그러다 마을에 몇 세기간 이어지던 역병-흑사병-이 또 다시 돌게 되어 많은 사상자가 나왔을 때에, 인간은 자신의 슬픔을, 분노를 표출할 곳을 찾기 마련이고 긴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이 마을에는 전부터 다치지도, 죽지도, 심지어 역병에 조차 걸리지 않는 마녀가 살고 있었으니까. ‘필시 저 마녀가 원인일 것이다!’ 라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이 누구였는지도 알 수 없지만, 어느 쪽이든 인간의 악의와 욕망에서 비롯된 일이다. 혹은 오래된 원한이었거나. 그렇게 시작된 마녀 사냥에서, 재판까지 이어지기 까지 걸린 기간은 단 하루. 마녀가 스스로 죄를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언제나 그를 변호해주던 오스카가 마녀 추종자라는 혐의를 입고 투옥된 것이 사유였다.- 그렇게 솔레이아는 왼쪽 눈에 뱀을 심고 날개를 잃었다.
재판 | 마녀의 처형일은 유달리도 날씨가 좋았다. 그러므로 처형 방식이 화형임에도 ‘돌풍’ 따위를 걱정한 이는 없었다.
날이 너무 좋았으니까. 마른 짚은 마치 바람에 휘날리는 꽃잎과도 같구나, 라는 감상을 처음으로 한 날.
그리하여 솔레이아는 십자가에 묶인 채로 저를 감싸기 위해 옮겨진 불이, 자신을 등진 바람을 타고 마을을 뒤덮는 모든 순간들을 지켜보았다. 시간이 지나 눈동자에 회색만이 담기게 되었을 즈음에서야 밧줄이 느슨해지고, 마녀의 처형이 끝나기까지 창문이
없는 오두막에서 갇혀있어야 했던 제 친우가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한 건 38세가 되던 해였다.
현재 | 그 뒤의 행적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솔레이아는 여전히 숲 속의 저택에서 홀로 산짐승들을 돌보며 지냈으며, 재능인으로 발탁받은 건 마을이 전소당한 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러 왔던 이들이 솔레이아의 재능을 기관에게 보고, 이후 여러가지 임상시험을 거친 몇 달 지난 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