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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웃으로 더불어 참된 것만 말하라

"한 말씀 해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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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급 기자 ::

★★★★☆

당신의 이웃을 사랑하세요?

(아무렴요. 나처럼 그들을 사랑하는 자도 없을 겁니다!

무지몽매한 이들에게 앎이라는 큰 혜택을 내어줄 수 있다니. 정말이지… 나한테 감사해야 할 걸.)

신문과 언론이라는 문명이 아직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부터 지식과 소문을 모으고 퍼트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스스로는 모든 인간이 알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말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정보의 파급력, 준비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그로 인한 인간의 혼란을 즐길 뿐입니다.

처음으로 소문을 세상에 알린 사건은 수도승 시절―센고쿠 시대의 일입니다.

갑甲 마을의 전쟁 준비 소식을 을乙 마을 영주의 귓가에 속삭인 것으로, 고작 두어 마디에 불과했을 겁니다.

그러나 그 몇 마디의 말로 을의 영주는 갑보다 한 발 먼저 습격을 감행하였고

그리하여 을의 영주가 비겁한 승리를 거머쥔 모습을 보았을 때, 일개 승려는 언어와 정보의 파급력,

말 한 마디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는 깨우침, 더 많은 것을 쥐고 흔들고 싶다는 욕망…을…… 느꼈습니다.

살아남은 갑의 피해자가 그의 머리를 깨부숴 죽이기 전까지는.

앎에 대한 사특한 깨달음을 얻어서인지, 혹은 승려 시절의 긴 배움과 수행이 빛을 본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그는 날개죽지에 검은 깃털을 달고 깨어났으며, 정보와 풍문에 대한 참을 수 없는 열망에 눈을 빛내기 시작했습니다.

 

요괴라 함은 세간의 인지도와 공포심, 경외심 등의 감정을 원동력으로 삼기 때문에,

역병과도 같은 소문의 두려움을 몰고 다니는 이 텐구는 정말이지 오래오래 살아왔답니다.

 

…….

…그리고 지금입니다. 신문과 라디오, 텔레비전과 인터넷으로 점차 미디어가 발달해감에 따라

요괴는 약 550년 간 거처를 옮겼고 지금은 일본 제일의 인터넷 신문사에서 필명 C로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모두 그를 기자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취재 윤리를 무시하거나 엠바고를 지키지 않는 등 일반적인 직업 정신에 위배되는 일을 자주 일삼습니다.

협박이나 매수, 매매 등은 당연하며 필요하다면 더한 것도 꺼리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그가 초세계급으로 임명된 것은 다름이 아닌 정확성과 신속성 때문이겠습니다.

누구보다 자극적이고,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정확한 기사…….

아니, 애시당초에 절대다수의 시민이 원하는 것은 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진실이지 않습니까?

윤리를 조금 거스른다고 해서 욕 볼 사람은 기득권자와 고소득자 뿐이겠지요.

누구보다 공공을 위하는 기자가 초세계급이 되는 것은, 정말이지 마땅한 일입니다.

(역설적으로, 이 요괴가 시간과 양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하게 배포한 진실때문에 세상에 혼란과 불안을 초래했지만

그 혼돈 속에서 누군가는 진리를 깨우쳐 세상의 인식 수준이 조금씩 높아져 간 것 역시도 사실입니다.

마치 판도라의 상자처럼요. 아는 것이 힘이라고들 하잖습니까?)

C

C

600세 · 남성 · 179cm | 69kg ·  카라스 텐구

일본,

동아시아의 일본 열도와 오세아니아의 북부 일대에

위치한 국가이다. 일본 열도는 혼슈, 규슈, 시코쿠,

홋카이도 등 주요 4개 섬과 부속 도서로 이루어져 있다.

personality

| 사회성 성격 장애 | 요에 의한 사회화 | 과중심주의

상은 종종 이같은 인물을 사이코 · 혹은 소시오패스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역시 자명한 사실 한 가지는, 그는 그런 단어가 생기기 전부터 존재한 요괴라는 점입니다.

생김새와 행동거지가 인간에 가깝다고 하여 천성의 악함이 사그라드는 것은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이러한 사실을 이용합니다.

친구처럼 웃고, 이웃처럼 말을 걸며, 손과 손을 얽으며 사람의 속내에 담긴 진심을 끌어내길 유도합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결과만이 중요할 뿐 유실되는 감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즉. 그들에게 공감할 수 없다는 점이야말로 기자로서의 최고, 최악의 자질입니다.

ETC ─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갓은 챙이 넓은 현대식 모자로, 일본식 가면은 선글라스로,

굽이 높은 게다는 하이힐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러니까, 나름대로 자신의 종족―텐구의 특성을 살린 복장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스스로의 재능을 이해하고 제대로 인지했습니다. 하여간 살아온 생을 되짚어 올라왔을 때

가질 수 있는 직업이 기자 아니면 분탕꾼 뿐일진대, 멀쩡한 펜을 주었으니 한량만큼은 아닐 겁니다. 아무렴….

하지만 스스로를 다름 아닌 사기꾼이라 밝힌 이유는, 그 점이 그저 재미있기 때문이지요.

진실만을 말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스스로를 거짓말쟁이로 일컫는다면,

혼란스러워 할 모두의 그 얼굴이 정말이지 즐거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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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악의 기억
Crime Code: all the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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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있는 사건입니다. 탈세 의혹이 있다던 정치인을 붙잡고 진실을 말할 때까지 억압하고, 협박하고,
수중에 있던 것을 몇 가지인가 빼앗은 일을요. 다행히도 애먼 사람을 괴롭히는 건 취미가 아닙니다.
언제나 가치있는 것은 사실 뿐이기 때문에, 꼬투리가 있는 것만을 잡아 물어 늘어집니다.
상대방이 진실로 무고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면 사과를 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할 줄 압니다.
C는 사건의 이면을 파헤치는 정의로운 기자이지, 없는 일을 만들어 내는 범죄자가 아니니까요.
그건 아주 큰 차이점입니다.

그런데 솔직히, 윤리적으로는 문제가 있죠….
탈세범은 불안에 떨고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몇 가지 수를 쓰다가 결국은 본인이 세금 일부를 횡령하였다는 사실이 적힌 공증 문서와 함께 불을 질러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 사건은 헤드라인에 올랐고 모두가 각자의 표정으로 사진 속 시신을 주시합니다.

이는 기자가 호수 한가운데의 호텔로 발걸음을 옮기기 딱 사흘 전의 일입니다.
600년 동안 무수히 저질러 온 일 중에, 고작 사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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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甲 마을 영주의 아들로서 그 당시 있는 집 자제들이 으레 그렇듯 배움을 위하여 길을 떠났으나…

귀성하여 들은 아버지의 전쟁 준비 소식에, 더 큰 불상사를 막기 위해 말을 전하러 갔을 뿐입니다.

적절한 외교로 분쟁의 불씨가 사그라들길 바란 것이었죠.

전쟁을 원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당연하게도요! 하지만 자신에게 절대적이었고 하늘과 같았던 아버지가 급습한 불길에 스러지는 모습을 보며 느낀 감정에는 정복욕, 승리감, 희열도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머리를 깨부순 것은 아버지를 지극히 모시던 하인이었습니다.

그 분노에 찬 목소리와 혼란스러운 얼굴을 평생, 잊을 수는 없을 겁니다.

죽기 전에는 다른 이름을 갖고 있었던 것 같지만… 지금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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